몇 달 전 계약한 물건의 잔금을 치르면서 지금까지의 부동산 거래 역사(?)를 생각해보니 .. 벌써 10여년이 다 되간다.
지난 10년을 생각해보면 가장 떨렸고 기쁘기도했지만, 아쉬움이 남는건 역시나 첫 번째 거래이다.
부동산 첫 매수!! 드디어 나도 집주인!!
부동산을 매수하면 해야할 그것, 등기.
그리고 남들도 다 한다는 셀프 등기! 나도 할 수 있다!! 며 호기롭게 진행했었더랬다.
한 달 전부터 셀프등기에 대한 자료들을 조사하고 필요한 Process들을 정리하면서 당일엔 남편과 함께 휴가를 쓰고 이리저리 뛰어가며 긴장되는 첫 등기를 치뤘다.
등기소에서 전화가 오진 않을까, 뭔가 실수하진 않았을까.. 긴장의 연속이었던 나날들..
접수한지 3~4일 후, 드디어 등기가 왔던 날이 아직도 기억 난다.
내 자신이 어찌나 뿌듯하면서도 대견하던지..
그렇게 설랬던 몇 일 후,
부동산 거래 내역을 정리하면서 문득,
'한푼이라도 아껴야지! ' 라며 했던 그것이 과연 아끼는 것이었나?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한달여 전부터 준비하며 보냈던 시간들, 그리고 그 하루를 위해 사용한 두 명의 휴가 ,그리고 당일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용했던 비용 등을 총 계산해보니.. 우리에게 남은건 오히려 없었다.
( 아! 그 중요한 경험은 남았지?.. )
결국 내가 원했던 '한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오히려 결론적으로는 시간과 돈 낭비였다.
중요한 사실을 깨닳은 우린, 이후 거래부터는 셀프등기는 아예 쳐다도 보지 않게 되었다.
우린 이미 배운바가 있기에..
그리고 그 선택이 옳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건 이번 거래에서였다.
몇번의 매수 매도를 거치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쌓였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오랫만에 이번 물건은 셀프 등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계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번엔 남편이 등기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언제나 그랬듯이 '법무통' 을 통해 '부동산등기 견적요청'을 올렸고 그중에 가장 저렴하고 평이 좋은 법률사무소를 채택하여 등기를 진행하였다.
대망의 잔금일날..
약속 시간보다 30분 먼저 매수자 매도자 중개인 둘이 모두 도착해서 서류들을 선점검하고는 잡답을 하며 변호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정시에 변호사가 도착했고 바로 서류 검토에 들어갔는데.. 이럴 수가.. !!
검토한지 1분도 안되 서류 상의 중요한 오타?가 발견되었다..!!!
계약일과 잔금일에 총 4명의 사람이 8개의 눈으로 체크했던 계약서에 오타가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다니;;
계약서상의 오타가 매도자의 인감에 그대로 들어가서 매도자는 다시 인감을 띄어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다행히 주민센터가 멀지않아서 매도자 분은 인감을 띄러가시고.. 30여분 후에 잔금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만약..
이번에 내가 셀프등기를 했더라면..??!!!
아마 아무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등기상에 문제가 생겨 복잡해졌겠지..
하.. 정말 다행이다..
역시 사람을 쓸 땐 써야하는구나.. 다시 한번 깨닳았던 거래였다.
이번 거래에서 만났던 중개사 분께도 거래가 끝나자마자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을 정말 나에겐 큰 행운이다.
나도 누군가에겐 행운이었기를 바라며..
셀프등기?! 꼭!!! 굳이... 한번은 해보고 싶다면..
대출이 없고, 정말 꼼꼼히 준비할 여력이 있다면 Go.
0.1만큼이라도 불안하면 맘편히 전문가에게 맡기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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